3부 세상의 불편한 진실과 마주하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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- 2017. 12. 22. 23:40
진실은 불편하다
정답 없는 세상
- 남의 판단으로 자기 판단을 대체하지 말고 각 개인이 눈을 부릅뜨고 세상의 불편한 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. 실사구시 정신이 필요하다. 막연한 믿음보다 실증적 근거를 들어 토론하고 최선이 안 되면 차선, 최악보다는 차악을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.
좌우자판기를 철거해야 하는 이유
- 그런데 대한민국사회에서 가장 열렬히 대립하는 사항은 실은 이념, 정책이 아니라 어느 대통령을 '사모'하느냐와 애향심 아닐까. 여기에 세대 문제가 결합된다.
- 이념이란 신념의 체계이기에 타협의 여지가 없다. 그 결과 이념 간 갈등은 혁명운동과 전쟁을 일으키며 수천만 단위 희생을 낳았다. 그러나 정책은 토론과 타협이 가능하다.
조폭의 의리와 시민의 윤리
- 한국사회의 윤리관이 현대 민주사회의 시민의식보다는 유교적 가족공동체의 인륜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.
- 누가 당신에게 이익을 주고 누가 당신에게 손해를 끼치는지 정신차리고 보아야 한다. 내부고발자가 시민 이익의 대변자로 보호받고 보상받아야 권력자들이 긴장한다.
사회를 묶어내는 최소한의 가치
필라델피아 한낮의 풍경
- (더 싼 주유소 찾는 것)대답은 이들은 가격을 비교해 싼 곳을 찾아가는 등의 생각도 별로 안 한다는 거다.
- 시장의 영웅적 업적 운운보다 낙태 허용으로 인해 장차 범죄자가 될 흑인 빈민층 자녀 집단이 아예 출생하지 않게 되어 뉴욕 시의 범죄율이 극적으로 저하된 것이라는 시카고대 스티븐 레빗 교수의 분석은 얼마나 명쾌한가. 몸서리 쳐지도록
- 지식기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산업 구조가 이행한 사회에서 저임금 노동력을 제공하던 계층은 잉여인력으로 전락하고 만다.
- 미국에 연구하러 온 어느 사회운동가이자 사회학자인 분과 얘기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런 말씀을 하셨다. ~ 아니, 인간사회를 바라보고 연구하는 학자가 저 정도를 인정하기 위해 변절자라는 비난을 감수하는 용기를 내야한다면, 도대체 중세 암흑시대의 가톨릭과 뭐가 다른 걸까?
무지라는 이름의 야수
- (인도네시아 1965년 대량학살 사건, 수하르토, 안와르 콩고)
- 정치적 목적으로 문명의 작동을 정지하면 인간이란 쉽사리 동물에 가까운 원시 상태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다. 심리학자들은 인간 본성이 90퍼센트 침팬지에 가깝다고 본다. 침팬지는 영장류 중 가장 포악하다. 영역권을 침범한 다른 무리 침팬지를 발견하면 공격하여 찢어죽여 먹어치운다.
- (엑트 오브 킬링)은 오랜 시간 힘들여 구축한 인류 문명이라는 구속복을 벗겨놓으면 인간이라는 영장류 동물이 얼마나 쉽게 잔혹하게 돌변하는지, 펭귄을 강간한 후 먹어치우는 물개처럼 즉각적인 욕구 충족만을 추구하는 약육강식의 짐승이 되는지를 너무나 잘 보여주는 생생한 교육자료다.
- 악을 행하는 악마보다 선악 구분조차 없는 백지 상태의 야수가 더 무섭다. 자기 행동의 의미를 성찰할 줄 모르는 무지야말로 가장 위험한 야수인 것이다.
문명과 폭력
-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
- 핑커는 집요할 만큼 지구 곳곳에 남아 있는 보편적인 인류의 폭력성에 관한 증거를 제시한다. 원시인 유골에서 자주 발견되는 타살의 흔적, 광범하게 발견되는 식인 풍습, 아직도 원시사회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파푸아뉴기니 등 오지 부족사회의 높은 살인율, 근대 이전 역사에서 보편적이었던 인간 제물, 마녀사냥, 잔인한 고문과 처벌, 공개 처형, 노예제.....
- 20세기 이후 벌어진 끔찍한 전쟁, 학살이 별것 아니라는 얘기가 아니다. 단지 고대나 중세에는 그보다 훨씬 더 끔찍한 일들이 더 일상적으로 벌어졌다는 얘기일 뿐이다.
- 핑커의 분석에 따르면 세계적으로 폭력을 감소시킨 결정적인 힘은 홉스가 말한 리바이어던, 즉 근대국가다. ~ 상업의 발전 역시 중요한 요소다. ~ 남성 문화에서 탈피하는 여성화, 공감의 범위를 넓히는 세계주의의 흐름도 평화를 촉진시켰다. 이는 결국 자유주의적 인도주의를 향해 가치 체계를 진화시켜온 이성의 힘이다.
- 기성 질서의 억압과 위선에 반발한 반문화혁명은 인간의 본원적 야만성을 통제하기 위해 꼭 필요한 질서마저도 마비시킨 것이다. 자연으로 돌아가라, 욕망에 충실하라는 문화는 결국 자연 상태의 폭력성을 통제할 기제마저 해체하고 말았다.
- 과거보다는 상대적으로 낫다, 통계적으로는 나쁘지 않다며 현존하는 문제에 대하여 아무도 분노하지 않는다면 세상은 조금도 변화하지 않았을 것이다.
슬픈 이스탄불
- 실제로는 자유, 가치상대주의, 다원주의 등의 서유럽적 가치는 엘리트, 중산층들의 선호이고, 서민들은 윤리적 보수주의, 종교적 원리주의, 배타적 민족주의에 빠져 있는 경우가 많다. 독재자들은 그런 정서를 잘 자극하여 적절한 가상의 적을 던져줌으로써 대중의 맹목적 분노를 정치적 지지기반으로 활용한다. 이런 점에서 직접민주주의가 도입되고 국민들의 정치참여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자유와 평등이 진전될 것이라는 기대는 슬프게도 배반당한 경우가 많다.
- 지금 그 사회에서 다수의 의견이라고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. 만약 다수의 의견이 늘 옳다면 인류는 아직도 천동설을 믿고 잔인한 사적 보복을 허용하며 인종간 결혼은 금지하고 성적 소수자를 박해하고 있지 않을까.
나는 샤를리가 아니다. 나는 아메드다
- 인간은 합리적 추론보다 도덕적 직관에 의존
우리가 참조할 모델사회는 어디일까
지상천국은 존재하는가
- 대한민국이 즐거운 지옥이라면 북유럽은 지루한 천국에 가까운 듯하다.
- 말하자면 대박이나 야심, 화려한 성취 같은 것이 어려운 협동조합사회에 가깝다는 점이다. 보컬 그룹 아바, 이케아 창업자같이 자기 재능으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는 개인들이 세금 때문에 국적을 바꿀 정도다. 하물며 징글징글하게 경쟁적이고 지기 싫어하며 물질만능주의적인 다이내믹 코리안들이 답답해서 견딜 수 있을까.
- 스웨덴 복지국가의 설계자 비그포르스는 비타협적 혁명론을 폐기하고 실현가능한 잠정적 유토피아, 즉 현실적인 차선책을 제시하고 타협하는 노선을 택했다.
- 평생직장 보장은커녕 노동시장을 유연화하는 정책을 폈다. 대신 실업자에 대한 높은 실업급여와 질 좋은 직업훈련을 국가가 책임짐으로써 노동자의 현재 일자리는 보장하지 못하지만,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가 다른 직장을 찾을 수 있도록 실업 문제를 해결했다.
- (북유럽 전역에서 관습법처럼 통용되는 '얀테의 법')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, 남보다 더 낫다고 남보다 더 많이 안다고 남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, 남을 비웃지 마라'
담대한 낙관주의자들이 꿈꾸는 대담한 상상
- 누군가에게는 미래가 이미 곁에 와 있는 현실인데, 누군가는 과거만 붙잡고 싸우고 있다. 미래는 그것을 상상할 수 있는 자들의 것이다!
강한 책임을 기꺼이 질 수 있는 가치관
- 미국사회에서는 지위가 높든 낮든 자신이 맡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을 영웅으로 존중해 주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다. 아이돌이 아니라 소방관이 아이들로부터 환호를 받는다.
- 누가 뭘 잘했을 때의 칭찬보다 그가 뭐 한 가지 잘못했을 때 그러면 그렇지 하고 달려들어 돌팔매질하는 광기가 훨씬 뜨겁다. 당연히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면 책임을 맡지 말아야한다.
- 게다가 무엇을 시도하고 실질적인 일을 만들어내는 사람보다 남의 잘잘못을 지적하고 평가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.
- Anyone can be cynical, Dare to be an optimist
- 영미식의 실용주의 가치관은 인간희 한계를 인정하는 전제 아래 해야 할 의무를 다 이행했다면 과감하게 면책한다. 결과가 제아무리 중대하더라도 말이다. 이것이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지게 하는 사회의 비결인지도 모른다.
낯선 것에 대한 공포와 성숙한 사회
- (에볼라 바이러스에 대해) 프리든의 차분하고 논리정연한 대답이 이어지자 청문회 분위기도 차분해졌고, 일부 의원들은 "더 도울 것은 없느냐"는 질문으로 질의를 마쳤다. 토머스 프리든은 이후에도 여론의 압력에 따른 급선회를 하지 않은 채 센터를 이끌고 있다.
- 우리 사회처럼 '결과책임론'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위기 상황에서 전문가가 강한 책임을 기꺼이 지면서 체계적으로 사태를 수습하기가 어렵다.
- 대중의 공포는 존중받아야 하는 것이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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